등장인물
- 제시 : 파리에 책 서명회를 위해 방문한 미국 태생의 젊은 작가입니다. 이탈리아 여행 중이던 제시는 파리에서 기차를 타기 전에 잠시 멈추고 근처를 돌아다니는 동안 셀린과 만납니다. 그는 호기심이 많고 개방적인 성격으로 셀린과 대화를 하면서 서로 알아가게 됩니다.
- 셀린 : 프랑스 출신의 여성으로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입니다. 제시와 파리에서 우연히 만나고 하룻밤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에게 끌리게 됩니다.
- 선라이즈 : 제시와 셀린이 만난 날부터 그들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선라이즈는 제시와 셀린이 만나게 된 맥락과 그들의 스토리를 발전시키는 역할입니다.
- 다니엘 : 제시의 친구이며 뉴욕에서 책 서명회에 함께하는 인물로, 제시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제시와 셀린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줄거리
이야기는 비엔나에서 파리로 향하는 유럽횡단 기차 안에서 시작된다. 할머니댁을 방문하고 파리로 향하는 셀린은 부부싸움으로 시끄러운 독일 커플을 피하려 자리를 옮기다가 미국인 청년 제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잠깐의 인사로 시작된 대화는 어느덧 두 남녀의 유년기 이야기까지 하게되고, 제시와 셀린은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친밀감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 제시는 셀린보다 먼저 비엔나에서 내려야 할 상황입니다. 아쉬움에 제시는 셀린에게 하루 동안 비엔나를 여행하자는 제안을 하게됩니다. 둘은 뚜렷한 목적지 없이 비엔나의 곳곳을 걸으며 대화를 지속합니다.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둘은 오래된 레코드숍, 카페, 프라우터 공원, 다뉴브강의 선상 레스토랑을 지나며 연극배우, 손금을 봐주는 여인, 거리의 시인을 만나고 데이트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각자의 유년기, 인생관, 사랑관, 미래에 대한 가치관 등 진지한 대화를 나눕니다. 제시와 셀린은 갑작스레 시작된 짧은 만남이지만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음을 느끼게됩니다. 아침이 되고 다시 비엔나역에 온 그들은 마침내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자 6개월 뒤에 다시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서로를 떠나보냅니다.
명대사
"10년, 20년이 지났다고 치자. 넌 결혼을 했고. 그런데 그 결혼 생활이 예전만큼 재미있지는 않은 거지. 그래서 남편을 탓하면서, 옛날에 만난 모든 남자들을 떠올리는 거야. 그때 그 남자를 선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하는 거지. 그 남자들 중 하나가 바로 나야." - 제시-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너나 나,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어. 이 세상에 매직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시도 안에 존재할 거야." -셀린-
하루종일 비엔나 거리를 걷고 난 뒤, 뒷골목에서 셀린이 제시를 바라보며 했던 대사입니다. 제시와 셀린은 기차에서 시작된 우연한 둘의 만남은 운명적인 사랑임을 서서히 깨닫는다. 두 사람의 감정의 변화가 대사의 톤에 적극적으로 반영됩니다. 극의 초반 기차에서 싸우던 중년의 부부를 뒷담화하던 가벼운 대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톤을 달리합니다. 유년기를 회상할 때의 감상적 대사, 가치관을 말할 때의 격렬한 논쟁, 사랑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때는 적극적인 호감을 표현합니다.
리뷰 및 결말
두 남녀가 기차 안에서 만나 다음날 아침 기차역에서 헤어지기까지 이야기를 105분의 러닝타임동안 풀어놓는다. 시간의 점프를 사용하지 않은 연출로 관객은 마치 제시와 셀린의 여행을 실시간으로 마주하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영화적 시간과 실제 러닝타임을 일치시켜 현실성을 강화시키려고 노력하였다.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 영화에 현실성을 부여해주는 또 다른 장치는 바로 엄청난 분량의 대사다. 제시와 셀린은 특별한 사건을 통해서가 아니라 줄곧 비엔나의 곳곳을 걸으며 유년기의 기억, 사랑에 대한 생각, 미래에 대한 계획, 삶에 대한 가치관,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사고를 나누고, 이 과정에서 서서히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끊임없는 대사의 활용은 링클레이터 감독이 줄곧 고수해온 방식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고풍스런 도시 비엔나와 여행 중 두 남녀가 만난 거리의 예술인들도 이 영화를 기억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제시와 셀린이 밤을 보내는 비엔나의 프라우터 공원, 키스를 나누는 대관람차, 도나우 운하 등은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낭만적인 공간이라는 상징성을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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